부산행 KTX
2023년 6월 24일 오전 7시49분 서울역 발 부산행 KTX 열차에
아내와 같이 앉아 부산을 향해 갔다..
은혜교회 교인 1/3이 넘는 교우들이 23일과 오늘 열차를 타고
부산으로 향해 갔다.
은혜교회에 어느 날 홀로 찾아온 주영한 청년이
새 신자 교육을 받고 교인으로 서가던 중에
오늘 부산의 아바니 센트럴 예식장에서 신부 허고은님과 결혼예식을 갖는 날이다.
부산은 자주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어서 처음 가보는 교우님도 있고
나처럼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가고 오는 길도 마냥 즐겁게 생각된다.
그런데 KTX 열차는 달리는 속도가 빠르다 보니 어느 지역이 보이는가 싶다가도 곧 안 보이게 되고 지역마다 거쳐 가면서 창밖을 통하여 자연을 바라보며 떠올리는 생각 속에서는 그 옛날 저속으로 달리며 낭만을 그리던 기차 여행과는 거리가 있는 듯싶었다.
열차 안의 객석 손님들은 거의 모두가 창문 햇빛 가림막을 내리고
각자 핸드폰에 열중하거나 눈을 감고 쉬는 모습이었다.
물론 KTX 열차는 본래의 목적인 최단 시간 내에
정해진 자리까지 정확히 이동하는 임무를 충실히 이행해 주었다.
처음 타보는 부산 지하철도
예전에 버스나 택시나 승용차로 돌던 지루한 코스를
잠깐 사이에 달려 전포역에 내려 주었다.
곧 광주에서 이목사님 내외분과 이조사님도 오셨다.
오늘 결혼예식은 신부 측 목사님의 주례로 양 교회 교우님들과
많은 친지분들의 축하를 받으며 성대히 거행되었다.
은혜교회 교우님들은 축하 인사를 하고 모두의 사진 촬영까지 마치고
식당으로 가서 점심 식사를 마친 후에 다시 부산역으로 갔다.
KTX서울행 열차 예약 시간이
여유가 많아서
먼저 시원한 부둣가를 모두 같이 돌아보고
커피 집에 모여 앉아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늘의 부산 결혼식 예배에는 은혜 개혁교회 교우님들에겐
주님께서 권고해 주시는 특별한 깨우침 속에서
남다른 애정과 사랑을 나누는 현장의 모습을 다 함께 체험하는 자리로 여겨졌다.
은혜교회 교우님들은 주님께서 인도하시는 개혁교회로 간다는 목표는 정했지만
진정한 개혁교회의 의미와 그에 대한 구체적 실천은 미처 깨닫기도 전에
커다랗고 성난 파고를 먼저 겪어야만 했다.
은혜교회 교우들은
이 시대의 진정한 개혁교회의 모습을 찾아가는 일에서
사람을 의지하고 사람에게 너무 큰 기대를 걸고 있었던 것을
뒤늦게 깊이 깨닫고 회개하며 진정 새로운 길로 주님께서 인도해 주실 것을 구했다.
그러면서 교우들은 한 차례 소용돌이를 거치면서
상처 입은 빈자리를 아무런 말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서로 간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교회의 중요성을 더욱 마음에 담고
주님께서 우리 교회를 향하여 무엇을 말씀하시는 가를 생각했다.
무엇보다 휘몰아치는 파고에도 끝까지 흔들리지 않고
주님께 기도하며 한 발 더 가깝게 다가서는 모습을 보여주는 교우님들은
서로를 더 귀하게 여기며 다 같이 위로를 주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남아서 상처 입은 자들에게 주시는 가장 큰 위로가 무엇일까?
교회의 존재 이유는 무엇이며 성도들이 할 일은 무엇인가?
역사상 가장 큰 위로의 날은
예수님을 하늘로 떠나보내신 초대교회의 성도들에게
하늘로부터 보여주신 오순절의 은혜일 것으로 생각되었다.
은혜교회가 한창 파고를 겪을 그 무렵에
한 청년이 홀로 교회를 찾아와서 아무런 말없이 예배에 참석하고 갔다
.
당시에는 신천지 사람들이 자기의 신분을 숨기고 오는 때여서 조심하며 물었더니
그는 오늘의 신랑 주영한 군으로서 교회에 나가본 적도 없었고
신앙을 가져보지 못하였지만
이제부터 은혜교회의 교인이 되어 신앙생활을 하기 위해서
혼자서 찾아온 것이라고 답해 주었다.
주영한님이 은혜교회를 찾아오게 된 동기는
오늘의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 허고은(공군대위)양 아버님이
선바위에 있는 은혜개혁교회를 위치까지 소개하시며
먼저 찾아가서 교인이 되라는 권유를 받고
그 말씀에 순종하며 처음 찾아온 것이라고 했다.
오~! 이런 일도 있구나?
은혜교회 치리회는 즉각 장로님 한 분에게 새 신자 교육을 받도록 하고
교우들은 놀라움과 반가움으로 교제를 나누게 되었다.
‘우리 교회가 5년여간 동안 힘쓰며 행한 것이 무엇이었는가?’
교회의 지체된 우리가 주님께로부터 명령받은 사명은 무엇이었는가?
그것이 예수그리스도와 그 복음을 전하는 일인 것을 모두가 다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지금까지 여러 가지 어려움을 핑계로 말하면서
전도의 사명에 무응답 형태를 보여주고 있는 아직도 미약한 은혜교회에
주님께서 먼저 구원받을 사람을 직접 보내주셨다.
초대교회가 새롭게 출발하여 갈 무렵에
'하나님을 찬미하며 온 백성들에게 칭송을 받을 때
주께서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셨다.'(행2:47)
우리가 미처 못 한 일을 주님께서 일하시면서 신혼부부를 보내 주셨다.
우리 은혜교회를 가엾게 보시면서 보고 배우고 자라도록 가르쳐주셨다.
주님께서는 왜 이 소중한 일을 이 시기에 보여주시는가?
나는 오래 전에 보았던 쿼바디스 영화가 떠올려졌다.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박해받는 신자들을 남겨두고 로마를 떠나가는 베드로에게 나타나신 주님께서
놀라 엎드리며 묻는 베드로를 향하여
‘나는 네가 내 어린양을 버렸으니, 내가 다시 십자가에 못 박히기 위해 로마로 간다!’
우리는 주님께서 교회를 통하여 우리 자신들을 부르신 이유를
진정 얼마나 깨닫고 있는 것일까?
오늘 혼인예식 자리가 왜 중요한지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기에
크게 즐거워하면서 경건한 마음으로 모두 참여하기를 힘썼다.
주님께서 은혜개혁교회에 지체로 함께할 한 청년과 고운 님을 더하여
묶어 보내주신 것은 큰 위로와 기쁨과 힘이 되었다.
오늘 혼인예식으로 한껏 축하를 받은 새 가정을 세워가는 두 사람도
하나님 앞에서 은혜교회의 새 가족으로 입교하며 환영받는 자리는
주님께서 보내주신 자리이며 두 분의 영육이 새롭게 활력을 찾아가도록
가장 큰 은혜의 선물을 주님께서 주시는 줄로 믿어졌다.
주님께서 허락하신 혼인예식 장소는
거리와 상관이 없이 마음으로 갖는 성도의 교제라는 것을
KTX서울행 열차가 말해주면서
단 1분의 착오도 없이 자기 임무 수행을 위해 출발과 함께
부지런히 속력을 더해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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