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즐거운 여행 (서해안길) |
|
|
|
|
|
|
나그네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여행이다.
아내가 나를 역마살 낀 자라고 말해도 그 말이 듣기 싫지가 않다.
어릴 때부터 들길 산길 강변이 좋고 사람들이 좋았다.
청소년 시절에 혼자서 뒷동산에 오를 때에도
남녘 하늘가로 올라오는 하얀 뭉게구름이 좋아서
한동안 눈과 마음으로 구름 속 여행을 꿈처럼 하다가
그 너머로 그려지는 미지의 세계를 동경하기도 하였었다.
나그네는 오늘의 현실 조건으로 보자면 여행하기 매우 어려운 형편에 있다.
제주에 사는 종수 친구가 말했듯이
작은 몸체에 가진 재물도 없고 차도 없으며 운전도 못하는 중에
바둑 두기도 친구보다 못하면서 작은 일에 늘 시간에 쫓겨 사는 모양새다.
나그네 여행 이야기 다음으로 미루고..
오늘도 연휴기간에 하룻밤 자고 오는 여행을 하게 되었다.
이종덕님과 박경희님 부부와 우리 내외가
긴 세월동안 가족처럼 가까운 이웃으로 함께 하면서도
처음으로 같이 동행하는 여행길이었다.
경희님은 호남지방을 처음 가보는 길이라 했다.
어디를 보나 빛깔 좋은 초여름 날씨가 좋고 기온도 알맞아서 걷기에도 좋았다.
내장산을 거쳐 고갯길로 백양사로 가서 점심식사를 하고
백양사 주변 길을 걸었다.
나그네가 다녀본 길 중에 가장 좋게 보였던 영광군 백수읍 해안길로 가서
초현팬션이라는 숙소에 짐을 풀었다.
지난 번 잠깐 거쳐 가본 해안도로가
매우 인상적이어서
높은 바닷가 집에서 하룻밤 지내보고 싶은 마음으로 인터넷으로 예약했는데
생각보다 좋은 위치에 새로 지어진 황토 찜질방으로 시원스럽고 좋았다.
해안도로 높은 곳에 있는 칠성각 앞으로 가서
365계단 산책로로 걸어 내려갔다.
계단 끝 바닷가에서 여유 있게 쉬며 이야기를 나눈다.
수평선 너머로 지는 해를 바라보며 기념사진도 찍고
노래도 부르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본다.
바다는 우리들에게 풍요롭고 유익한 자원을 끊임없이 주고 있지만
때로는 이 땅 위의 사람들의 죄악이 너무 무거워서
감당할 수 없는 재앙을 만나기도 한다.
석양을 바라보기 좋은 위치에 노을정이 있고
분위기 좋은 카페도 있어서 저녁 식사와 차를 마시며 쉬었다.
바닷가 언덕위의 팬션에서
우리 네 사람은 성경 말씀을 읽으며
기도하는 시간으로 하나님께 감사드렸다.
아침에 일어나 산책을 하면서 해안가를 돌아보다가
영광굴비의 본산지 법성포로 가서 굴비백반으로 늦은 아침 식사를 하였다.
~~음식 맛이 어떠냐고요? 이름에 걸맞게 만족합니다!!~~
고창 선운사로 가서 다시 걸었다.
가다가 쉬며 많은 이야기도 나눈다.
아침을 배부르게 먹어서 예정했던 백합죽도 못 먹고
바닷가 높은 곳에 있는 노점에서 해삼을 먹었다.
격포 채석강 위의 전망대는 걸어 오르기 좋은 길로 닦여져서
그 곳에 올라 멀리 새만금과 선유도까지 바라다 보이는
서해바다를 시원스럽게 바라다보며 차도 마셨다.
어제 오늘.. 하루 걸음이 1만 5천보 가량이어서 충분한 운동도 되었다.
“피곤하지 않아?”
현이 할머니가 경희님에게 물었다.
“참 좋아요~, 여행을 누구와 함께 하는가에 따라서 피곤도 다르잖아요~!”
그렇다, 혼자 여행도 해보고 둘이도 해보고 몇 사람이 같이도 해 보지만
아름다운 자연이나 구경거리 못지않게 옆에 함께하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
여행의 몸도 가볍고 즐거움도 커지는 것을 점점 더 느껴진다.
33Km나 된다는 세계 제일이라는 새만금방조제를 건너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서
초입에 대야면 나그네 부부가 살던 고향 동네를 같이 들려보고도 싶었지만
주님께서 또 다시 다음 기회를 여유 있는 시간으로 주신다면
그 때 함께 돌아볼 것을 기대해 보며 서해안 고속도로에 올랐다.
|
|
|
|
